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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협상의기술
JTBC 드라마 < 협상의기술 >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

2025년 상반기 JTBC가 선보인 드라마 '협상의 기술'은 기업 인수합병(M&A)이라는 전문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 관계, 심리전, 기업 논리를 절묘하게 엮어낸 웰메이드 드라마다. 기존의 재벌가 복수극이나 로맨스를 벗어나, 차가운 협상 테이블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머리싸움과 감정의 미묘한 균열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1.줄거리: 거래보다 더 복잡한 사람들의 이야기

'협상의 기술'은 국내 1위 식품회사를 대상으로 한 적대적 M&A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협상 전문가들의 심리전과 전술을 그린다. 주인공 유지호(지성 분)는 전직 국제 로펌 출신의 협상 전문가로, 국내 굴지의 투자펀드에 합류해 첫 프로젝트로 식품기업 '세림식품'을 인수하려 한다. 반면 세림식품 측은 창업주의 손녀이자 현 대표인 한세진(김현주 분)이 수장을 맡고 있으며, 그녀는 회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수를 동원해 맞선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서, 인물들의 과거, 신념, 감정이 협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유지호는 냉철한 이성을 지닌 협상가이지만,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윤리적 갈등에 흔들리기도 하며, 한세진은 따뜻한 카리스마로 회사와 직원들을 지켜내려는 ‘온화한 강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2.인기 비결: 차가운 테이블 위의 뜨거운 심리전

'협상의 기술'이 대중의 사랑을 받은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1. 신선한 소재: 한국 드라마에서 M&A, 협상 전략, 구조조정 등은 흔히 등장하지 않는 소재다. 경제지식이 있는 시청자에게는 현실감을 주었고, 잘 몰랐던 시청자에게는 흥미로운 정보로 다가왔다.
  2. 리얼한 캐릭터 묘사: 극 중 인물들은 전형적인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각자 나름의 이유와 논리를 가진 입체적 인물로 그려졌다. 특히 유지호와 한세진 두 인물 간의 대립은 정답이 없는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몰입도를 높였다.
  3. 현실과 이상 사이의 줄타기: 자본의 논리와 인간의 감성, 구조조정의 냉정함과 일터를 지키려는 직원들의 현실을 절묘하게 엮으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4. 영상미와 연출력: JTBC 특유의 세련된 영상미와 절제된 연출은 복잡한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며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협상 장면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카메라 워킹, 배경 음악의 절제된 활용 등은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5. 연기력: 지성과 김현주는 물론, 조연으로 등장한 이도현, 김영옥, 박훈 등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M&A 현실과 드라마의 차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드라마는 물론 극적 재미를 위해 현실과 다른 점도 있지만, 의외로 현실에 근접한 장면들도 많았다.

현실과 유사한 점:

  • Due Diligence(실사 과정)의 디테일: 법무팀, 회계법인, 컨설턴트 등 다양한 전문가가 등장하여 인수 기업의 재무 상태, 법률 리스크 등을 철저히 조사하는 과정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 적대적 M&A 전략: 공개 매수, 주주 설득, 이사회 개입 등 실제 M&A 전략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며 긴장감을 더했다.
  • 협상의 기술: BATNA(최선의 대안), ZOPA(협상 가능 영역), 감정 조절 등 실제 협상 이론과 기법이 에피소드마다 녹아들어 있어 전문성을 높였다.

현실과 다른 점:

  • 시간적 압축: 실제 M&A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지만, 드라마에서는 압축된 시간 안에 사건이 전개되어 긴박감을 연출한다.
  • 극적인 반전: 실제 협상에서는 대부분 정보가 제한되어 있고 정교한 수싸움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의 촉이나 갑작스러운 증거 등장 등으로 상황이 반전되기도 한다.
  • 윤리성 강조: 현실의 M&A는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직원 보호’, ‘가족 기업의 철학’ 등 인간적인 가치에 무게를 싣는다.

4.결론: ‘협상의 기술’이 보여준 것은 무엇인가

‘협상의 기술’은 단순한 경제 드라마를 넘어, 인간의 심리와 도덕성, 그리고 자본주의 세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묻는 작품이다. 협상이란 결국 거래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경계’의 예술임을 보여준다.

JTBC는 이 작품을 통해 경제라는 차가운 세계를 감정과 윤리가 교차하는 서사로 승화시켰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협상을 하며 살아가듯,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어떻게 협상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25년 상반기 최고의 웰메이드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협상의 기술’. 복잡한 현실을 직시하되, 그 속에서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법을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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